심층분석, “USDT? USDC? 누가 스테이블의 왕인가?”

“1달러가 곧 1달러인 돈”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이런 발상에서 출발한 암호화폐가 바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미국 달러 같은 안정적인 자산에 페깅(가격을 특정 비율로 고정해 묶어두는 방식)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화폐입니다.
놀랍게도 이 시장은 2025년 한 해 동안에만 몸집을 절반 가까이 키워 3,0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온 두 주인공이 바로 테더(USDT)와 서클(USDC)입니다.
하지만 2025년 1월 88%에 달했던 두 코인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해 10월 9일 기준 82%까지 내려왔습니다. 이 6%포인트의 변화 뒤에 어떤 흐름이 있는지, 데이터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역사
스테이블코인의 역사는 2014년 테더(USDT) 등장으로 시작합니다. 테더 리미티드가 미국 달러에 가격을 고정한 토큰을 처음 선보이며 새로운 암호화폐 유형을 만들었습니다.
4년 뒤인 2018년에는 결제 회사 서클이 코인베이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USDC를 출시했습니다. 서클은 2018년 5월 발행 계획을 발표했고 같은 해 9월 정식 유통을 시작했으며, 2021년에는 글로벌 결제망 비자가 USDC를 결제 정산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신뢰도를 끌어올렸습니다.
2022년 5월에는 담보 자산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가격을 유지하던 테라(UST)가 나흘 넘게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페깅이 깨져 가격이 고정 비율에서 벗어나는 현상) 사태를 겪으며 붕괴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업계는 실제 자산을 담보로 갖춘 스테이블코인만 신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2023년 3월에는 USDC의 준비금(1달러 상환을 보장하기 위해 발행사가 별도로 보관하는 담보 자산) 일부를 맡겨둔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서클도 준비금의 약 8%에 해당하는 33억 달러가 위험에 노출됐다고 밝혔고 USDC 역시 일시적으로 1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시장 구도: 숫자로 보는 USDT vs USDC
2025년 11월 말 기준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장 규모는 약 3,060억 달러입니다. 1월 약 2,050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49% 성장한 수치입니다.
이 중 테더(USDT)의 시가총액은 약 1,833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유통되고 있는 USDT 물량도 약 1,834억 개에 달합니다.
서클의 USDC는 시가총액 약 744억 달러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유통량은 약 740억 개이며, 리서치 업체 코인렛저 집계에서도 USDT(1,730억 달러)와 USDC(736억 달러)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두 코인을 합치면 시장의 3분의 2를 훌쩍 넘지만, 합산 점유율 자체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약 88%였던 USDT와 USDC의 합산 점유율은 같은 해 10월 9일 기준 약 82%까지 내려왔는데, 이는 경쟁이 뚜렷하게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USDT(테더)의 강점과 약점
테더(USDT)의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유동성(시장에서 즉시 사고팔 수 있는 정도)입니다. 거의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가 USDT를 기본 거래 페어로 지원하고 있어 사실상 암호화폐 시장의 기축 통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론(TRON) 네트워크 기반 USDT는 전송 수수료가 매우 저렴해 신흥국 송금이나 소액 결제 수요를 오랫동안 흡수해왔습니다. 먼저 시장을 선점한 만큼 네트워크 효과(사용자가 많을수록 더 유용해지는 효과)도 가장 강한 편입니다.
반면 테더는 정식 회계 감사(외부 감사인이 전체 재무제표를 엄격하게 검증하는 절차) 대신 분기별 보증 확인(특정 시점의 자산 잔액만 확인하는 약식 점검)만 공개해와 준비금 투명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됩니다.
회사의 규제 관할이 미국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 범위 밖에 있다는 점도 일부 기관 투자자들에게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USDC(서클)의 강점과 약점
USDC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결제기업 서클이 발행하며, 매달 준비금 구성 내역을 공개해 상대적으로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021년 비자가 USDC를 결제 정산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서클은 전통 금융권 및 결제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이런 ‘규제 친화적’ 이미지는 미국 규제가 명확해질수록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다만 2023년 3월 준비금 일부를 맡겨둔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USDC도 일시적으로 1달러 아래로 떨어진 전례가 있습니다. 은행 시스템에 의존하는 구조가 위기 상황에서는 약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시가총액 규모도 약 744억 달러로 테더(약 1,833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쳐, 유동성 측면에서는 아직 격차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규제와 새로운 경쟁자
2025년 7월 18일, 미국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운영을 규율하는 최초의 연방법인 GENIUS Act가 제정됐습니다.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준비금 보유와 공시 의무를 명확히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규제가 명확해지면 전통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들이 이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페이팔의 PYUSD, 리플의 RLUSD 같은 새로운 스테이블코인들이 속속 등장하며 경쟁 구도를 넓히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USDT와 USDC의 합산 점유율이 88%에서 82%로 내려간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시장 규모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그 성장분을 두 강자만 독식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GENIUS Act의 세부 시행 규정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어떤 발행사가 미국 내 규제 요건을 더 매끄럽게 충족하는지가 시장 구도를 다시 흔들 변수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그래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까
지금까지의 데이터만 보면 어느 한쪽이 확실히 이긴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대신 몇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테더가 계속 우위를 지키는 시나리오로, 이미 확보한 압도적 유동성과 신흥시장 송금 수요, 거래소 기본 페어로서의 지위는 단기간에 대체되기 어려운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규제 명확성을 앞세운 서클이 점유율을 넓혀가는 시나리오입니다. GENIUS Act 같은 법이 본격 시행되면 기관 자금이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발행사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USDC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PYUSD나 RLUSD처럼 특정 결제망이나 생태계에 특화된 신규 스테이블코인들이 틈새시장을 잠식하며 두 강자의 합산 점유율을 더 깎아내리는 시나리오입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합산 점유율이 6%포인트 하락한 흐름은 이 시나리오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줍니다.
결국 어느 쪽이 최종 주도권을 잡을지는 규제 이행 상황과 실제 채택 흐름을 계속 지켜봐야 확인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 글의 어떤 내용도 특정 코인에 대한 투자 권유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리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14년 테더 등장 이후 성장을 거듭해 2025년 11월 말 기준 3,060억 달러 규모로 커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USDT(약 1,833억 달러)와 USDC(약 744억 달러)가 있습니다.
다만 두 코인의 합산 점유율은 88%에서 82%로 낮아지며 예전 같은 독점 구도는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 GENIUS Act 같은 규제 정비와 PYUSD, RLUSD 등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그 배경입니다.
테더는 압도적 유동성을, 서클은 규제 친화적 투명성을 각각 무기로 내세우고 있어 어느 한쪽의 완승을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실제 채택 데이터와 규제 시행 상황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이 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Tether (USDT) 가격, 차트, 시가총액 | 코인마켓캡
- USDC Price | CoinGecko
- Stablecoins in 2025: Record growth amid GENIUS Act (2025)
- Tether and Circle's Dominance Is Being Put to the Test (2025-10-11)
- Stablecoin Market Share and Transaction Volume
- 테더 (암호화폐) – 위키백과
- USDC (암호화폐) – 위키백과
- UST 나흘째 디페깅..테라발 가상자산 시장 초비상 (2022-05-12)
- 미국 GENIUS Act 발효에 따른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국제조세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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